파주 금촌 영광학원

<프롤로그>

어릴적 시골에서 자라서 학원을 다녀본 적 없다.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때 엄마가 영,수 학원이라는 게 있는데,

'너도 다녀볼래?'

라고 잠시 언급만 하고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딸이 공부를 너무 잘하게 되면 이것저것 욕심을 내게 될까봐 적당히 알아서 공부하기를 원하신 것 같다. 머리가 좋으면 알아서 공부하겠고, 학원을 보내면서까지 공부로 성공시킬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엄마와 아빠에게 난 적당히 공부해서 빨리 독립해서 돈을 벌어 집안의 살림 밑천이 되길 원하셨다. 남동생들을 적극적으로 뒷바라지 해주길 원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입학하고 첫 영어 수업과 수학 수업을 잊을 수가 없다. 영어 대문자 소문자 알파벳은 물론 발음기호까지 기초를 다 떼고 온 아이들의 학습적응 속도는 나보다 훨씬 빨랐다. 수학은 용어 자체가 생소했는데 친구들은 대답도 잘하고 잘 풀었다.

우리 부모님은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빨래해라, 설거지 해둬라. 동생들 도와줘라. 집 청소를 해둬라. 모두 집안일에 대한 지시였다. 초등학교 5학년 부터 학교 도서관에 있는 200여권의 책을 읽어두지 않았다면 중학교에가서 바보 소리를 들을 뻔 했던 것이다.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이 되기 전에 영어 시간에 품사 공부를 할 때 동사와 목적어, 주어가 뭔지도 헷갈려서 대답을 잘 못 했는데 친구들이 웃고, 영어 쌤이 볼펜으로 정수리를 꾹 눌렀다. 그 때 그 치욕스러움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때 부터 였다.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일단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걸어다니며 영어단어를 외우고, 쉬는 시간에 수학 선생님을 찾아갔다. 굉장히 소심하고 부끄럼 많던 내 성격을 뛰어넘어 공부에 집착을 했다.

결론은, 혼자 공부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학원의 도움과 부모님의 관심을 받는 아이들과 경쟁에서 졌다. 효과적인 학습방법과 개인의 노력이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만, 평범한 아이큐를 가진 나에게 상위권은 몹시도 버거운 것이었다. 나는 결국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해도 최상위권엔 오르지 못하고 중,상위권에 머물렀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니 슬럼프도 많이 찾아왔고, 멘탈도 무너졌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가니,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영어, 수학을 공부해 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의 교육 현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게 없고, 앞으로 계속 이런 학습 체계가 유지될 것이다. 무한경쟁사회에서 공부가 소용없다고 말하는 어른은 너무 인생을 쉽게 미화해서 말해주는 것이다. 초등학교까진 문해력, 영어, 수학을 학습해 두고 중학생부터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를 학습해 두고 그 바탕 위에 미술도 하고 음악도 하고 체육도 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