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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심리&육아노하우

상처치유3-현실회피

by 논술쌤 작가 2024. 7. 22.

 

<프롤로그>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아서 인간관계의 범위가 좁았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많은 경험을 하기보단,
내 성향에 맞는 몇몇 사람과 친해졌다. 그렇게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도 변덕을 부렸다. 배신과 질투가 난무했고, 진정한 친구를 찾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항상 외로웠다.  
 
하지만, 친구 따라 교회에 가서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나의 인격에 장애가 있고, 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상처들을
깨달아 가고 있다. 상처치유는 내게 있는 상처를 발견하면서 시작이 된다. 
 
나는 사람들을 상대할 때 통찰력이 떨어진다. 사람들이 SNS에서 자랑질을 하면 곧이곧대로 믿어 버린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분석해 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신뢰한다. 그들의 상황, 형편, 표정, 안색을 살피지 않는다. 불평하는 말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비난하는 말도 그대로 듣고, 자기 자랑도 그대로 받아들이며 부러워하고 나와 비교한다. 
 
실상은 사람들이 자신의 약점은 숨기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을 더 부풀려서 얘기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진실은 사람들의 말에 있지 않다. 진실은 그들의 행동과 표정, 배경을 살펴야 파악할 수 있다.
 
그럼 난 왜 뜬구름 잡는 말들만 믿고 배신당하고 상처받으면서 살았을까?
 
 

<상처를 마주하기>

하나님께 기도할 때 알려주신 몇 가지가 있다. 나는 심리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사람들 살피는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다.
내가 스스로 깨닫기 힘든 아픈 현실을 마주 보았다.
 
일단 우리 엄마는 엄청나게 똑똑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동네 사람들 전화번호를 머릿속에 거의 다 외우고 있어서
아빠가 누구네 집 그러면 바로 전화번호를 술술 말해줘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6남매 중 가장 똑똑한 놈 둘만 공부를 시켜야겠다던 외할아버지께 선택받은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눈치도 빠르고 사람들이 말을 하면 그 심리까지 간파해서 
시골에선 여자가 너무 드세다고 남자들이 샘을 낼 정도였다.
아빠는 뭐든지 빠릿빠릿하게 일처리를 하는 엄마를 무한 신뢰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완벽하고 나름 똑똑한 엄마 밑에서 태어난 나는 느린 아이였다. 눈치도 빠르지 못했고,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이었다. 행동도 좀 느린 편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였다. 엄마의 높은 요구와 아빠의 조급함은 나를 더 의기소침한 아이로 만들었다. 심지어 아빠는 엄마처럼, 또는 엄마를 닮은 남동생같이 못한다고 바보, 천치, 띠리 하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는 여러 가지로 상극이었다. 엄마는 책을 읽고 이성적인 편이었다. 아빠는 트로트를 좋아하고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엄마는 성실하고 억척스러운 사람이었고, 아빠는 게으르고 한량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었다. 엄마는 정장을 좋아했고, 아빠는 딱 붙는 청바지와 티셔츠를 좋아했다. 엄마는 가곡을 좋아했고, 아빠는 트로트를 좋아했다. 엄마는 도시에서 자랐고, 아빠는 산촌에서 나고 자란 깡촌 토박이였다.
 
두 분은 항상 싸웠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나에게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너무 불안하기도 했고, 아빠가 술을 마시고 집안 물건을 부순다거나 소리를 지르며 공포 분위기를 만들면 엄마는 큰 여행 가방에 옷 가지를 싸서 도망을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방어기제>

나에게 엄마는 우상이었다. 똑똑하고 칭찬받고 못하는 게 없는 엄마가 내 폐쇄적인 사회생활에선 유일한 선망의 대상이었다. 사람을 살피고 마주하는 게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외면하면서 나 자신을 보호했다. 그래서 엄마가 하는 말만 듣고 믿으며 현실을 회피하도록 길들여졌다. 주변을 살펴보지 않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
 
이런 방어기제로 인해 인간관계를 할 때 오해를 많이 하고 배신감과 허탈함을 자주 느꼈다. 당연히 공감능력은 떨어졌고 피상적인 대화를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직면하고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    편협한 일부분의 사람과만 교제를 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 나가는 일은 나에게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고 몹시 피곤한 업무였다.

그래서
 먼저 다가와 주는 많은 사람을 밀어내고 벽을 쳤다
 
 
 

<나의 정신과 주치의>

내가 잊고 살았던 무의식 속의 기억들은 고통스럽고 부끄럽고 불편한 것들이다. 그 상처가 아픔을 마주할 때 그때의 감정들이 같이 소환된다. 이를테면 수치심, 분노, 경멸, 혐오, 원한, 억울함 같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꺼번에 올라온다.
 
정신병원에 가면 체면치료를 한다. 그런 비싼 치료를 나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받고 있다. 
 
내 존재는 나의 어릴 적 환경이나 지금 내가 가진 소유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존귀한 생명체가 '나'라는 그 사실이 내 삶을 이끈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 사랑과 칭찬과 인정을 갈구할 필요가 없게 만든다. 
이젠 자기 효능감을 쌓아가며 자존감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로 인해 내 가치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성경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베드로 전서 2장 9절>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서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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